가을을 툭 건너뛴 요즘은 초겨울이다
점차 봄, 가을이 없어지는줄은 알았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가을을 도둑맞다니 억울하다.
빠알간 단풍이나 노오란 은행잎도 제대로
만나보지못한채 싸늘한 겨울공기를
마시며 종종 걸음으로 출근하면서 새삼 내 나이를 생각한다.
마흔 일곱 가을이 가버렸다.
흔적도 없이.......
얼마전에 남편이 평소보다 술을 좀 많이하고
약간의 술주정(?)을 아버님한테 했다.
술주정이란 표현은 아버님 표현이고 내식대로라면 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한 셈인데
그것도 솔직히안하고
빙둘러 곁다리만 딛고 지나갔다고나 할까?
요며칠새 신랑이 좀 우울해하고 쓸쓸해하는듯했지만
나로선 모른채해줄수밖에 없었다.
자연치유를 믿으면서 말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했듯이 우울해지는건 남자라고 아는척하면서 애써 무시했다.
그며칠전 시동생과 좀 얹짢은 말이 오고가고,
시어머님이 그에게 무라하시자 평소의 그 답지않게
나이 사십이 넘는애를 그렇게 매일 편만 들어줄거냐고 버럭 화를 냈다.
어머니에게는 그게 또한 쇼크였던가보다. 그리고 다음에 술주정과 함께.....
결혼한지 거의20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그는 정말 효자로 살아왔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직장에서 있었던 일, 직장동료들 일, 출퇴근길에 생긴 일 점심에, 저녁에 무얼 먹었는지 등을 미주알고주알 예길하며, 평생 두 분에게 싫은 소릴 하는걸 못봤다.
그라고 왜 기분 상할 일이 없이 살겠느냐만 부모님
앞에서는 한번도 걱정거리나 싫어하실만한 대답을
하질 않는 그를 보며, 난 저러다 속병 생기지....하면서
좀 하고 싶은 말도 하면서 살라고 하는 편이었다.
부모님에게, 자기 동생들에게, 아들에게 아내에게 직장동료들에게 ......
그는 잘해주기만하는 사람이었다.
난 안다 그런것들도 그에게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할거라는걸.......
엊그제 저녁 어머님 낯빛이 요며칠간 안좋으시길래
여쭤보았다.
-애비가 요즘 우울해하고 지난번에 술주정하는걸보고나니 살맛이 안나서 약을 먹고 죽고 싶다고.......
난 정말 황당했다. 나이 쉰이 다되가는 아들이 한번 싫은 소릴했다고 죽고 싶단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무서웠다.
아름다운 모성의 사랑을 보는게 아니라
무서운 집착을 보는것이 아닌가해서.
난 모른척하고 기쁨조 역할을 착실히 했다.
-지금 이 나이에 무슨 분가에요.(실은 내 꿈이다)
- 어머니 없으면 누가 아침밥 저녁밥 김치, 된장 고추장 해주나요.
-매일 아침마다 애비 죽은 어떻게해요.(그인 아침에 죽을 먹는다.)
-전 어머니없으면 못살아요.
-분가시키실려면 신혼때 해주시지 지금 다 늙어서 애비랑 무슨 재미로 사나요.
- 너무 늦었어요. 분가했다가도 이젠 합칠 연세가 됬는데요
- 애들 다 키워주셨는데 얼마나 고마운지요 등등
그리고 또 덧붙이는 뼈있는 말 하나 더 했다.
-너무 아들에게 신경쓰지 마시고 어머니 맘대로 사세요. 애비 나이 쉰이 다 되가는데 자기 일 자기가 알아서 할거에요.
애비가 기분이 나쁘건 좋건 아들 눈치 보지마시고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세요.
그러니까 맨날 머리 아프시잖아요.
(어머니의 최대 관심사는 아들이고 난 그게 싫다.조금만 서운해도 머리아프고 죽고 싶다하니...)
- 전 우리 애들이 맨날 저한테 소리지르고 반항하고 말 안듣고 그래서 이 담에 아주 심한 말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거에요.
- 오늘 아침에도 싸우고(?)그랬어도 저녁이면 다 잊고 해해호호하잖아요.
-결혼해서 외국가 살면서 한번도 안와도 별로 서운해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자신없지만)
며칠이 지난 요즘 그이는 본래의 모습을 찾은건지
의무감으로하는건지 저녁식사 하면서 다시
하루의 일과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그는 너무 피곤하고 일에 치어 살기때문에 난 그가 가족일에는 적당히 이기적이길 바란다.
절대 그렇지못한 그는 힘겨운 아들로 사는 이 시대의 아버지다.
독재적인 아버지 아래서 기도 못피고 살아왔으면서
여전히 효자여야하는 장남인 나의 신랑이 오늘밤 너무 가엽다.
점차 봄, 가을이 없어지는줄은 알았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가을을 도둑맞다니 억울하다.
빠알간 단풍이나 노오란 은행잎도 제대로
만나보지못한채 싸늘한 겨울공기를
마시며 종종 걸음으로 출근하면서 새삼 내 나이를 생각한다.
마흔 일곱 가을이 가버렸다.
흔적도 없이.......
얼마전에 남편이 평소보다 술을 좀 많이하고
약간의 술주정(?)을 아버님한테 했다.
술주정이란 표현은 아버님 표현이고 내식대로라면 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한 셈인데
그것도 솔직히안하고
빙둘러 곁다리만 딛고 지나갔다고나 할까?
요며칠새 신랑이 좀 우울해하고 쓸쓸해하는듯했지만
나로선 모른채해줄수밖에 없었다.
자연치유를 믿으면서 말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했듯이 우울해지는건 남자라고 아는척하면서 애써 무시했다.
그며칠전 시동생과 좀 얹짢은 말이 오고가고,
시어머님이 그에게 무라하시자 평소의 그 답지않게
나이 사십이 넘는애를 그렇게 매일 편만 들어줄거냐고 버럭 화를 냈다.
어머니에게는 그게 또한 쇼크였던가보다. 그리고 다음에 술주정과 함께.....
결혼한지 거의20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그는 정말 효자로 살아왔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직장에서 있었던 일, 직장동료들 일, 출퇴근길에 생긴 일 점심에, 저녁에 무얼 먹었는지 등을 미주알고주알 예길하며, 평생 두 분에게 싫은 소릴 하는걸 못봤다.
그라고 왜 기분 상할 일이 없이 살겠느냐만 부모님
앞에서는 한번도 걱정거리나 싫어하실만한 대답을
하질 않는 그를 보며, 난 저러다 속병 생기지....하면서
좀 하고 싶은 말도 하면서 살라고 하는 편이었다.
부모님에게, 자기 동생들에게, 아들에게 아내에게 직장동료들에게 ......
그는 잘해주기만하는 사람이었다.
난 안다 그런것들도 그에게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할거라는걸.......
엊그제 저녁 어머님 낯빛이 요며칠간 안좋으시길래
여쭤보았다.
-애비가 요즘 우울해하고 지난번에 술주정하는걸보고나니 살맛이 안나서 약을 먹고 죽고 싶다고.......
난 정말 황당했다. 나이 쉰이 다되가는 아들이 한번 싫은 소릴했다고 죽고 싶단 어머니의 감정에 대해
무서웠다.
아름다운 모성의 사랑을 보는게 아니라
무서운 집착을 보는것이 아닌가해서.
난 모른척하고 기쁨조 역할을 착실히 했다.
-지금 이 나이에 무슨 분가에요.(실은 내 꿈이다)
- 어머니 없으면 누가 아침밥 저녁밥 김치, 된장 고추장 해주나요.
-매일 아침마다 애비 죽은 어떻게해요.(그인 아침에 죽을 먹는다.)
-전 어머니없으면 못살아요.
-분가시키실려면 신혼때 해주시지 지금 다 늙어서 애비랑 무슨 재미로 사나요.
- 너무 늦었어요. 분가했다가도 이젠 합칠 연세가 됬는데요
- 애들 다 키워주셨는데 얼마나 고마운지요 등등
그리고 또 덧붙이는 뼈있는 말 하나 더 했다.
-너무 아들에게 신경쓰지 마시고 어머니 맘대로 사세요. 애비 나이 쉰이 다 되가는데 자기 일 자기가 알아서 할거에요.
애비가 기분이 나쁘건 좋건 아들 눈치 보지마시고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세요.
그러니까 맨날 머리 아프시잖아요.
(어머니의 최대 관심사는 아들이고 난 그게 싫다.조금만 서운해도 머리아프고 죽고 싶다하니...)
- 전 우리 애들이 맨날 저한테 소리지르고 반항하고 말 안듣고 그래서 이 담에 아주 심한 말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거에요.
- 오늘 아침에도 싸우고(?)그랬어도 저녁이면 다 잊고 해해호호하잖아요.
-결혼해서 외국가 살면서 한번도 안와도 별로 서운해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자신없지만)
며칠이 지난 요즘 그이는 본래의 모습을 찾은건지
의무감으로하는건지 저녁식사 하면서 다시
하루의 일과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그는 너무 피곤하고 일에 치어 살기때문에 난 그가 가족일에는 적당히 이기적이길 바란다.
절대 그렇지못한 그는 힘겨운 아들로 사는 이 시대의 아버지다.
독재적인 아버지 아래서 기도 못피고 살아왔으면서
여전히 효자여야하는 장남인 나의 신랑이 오늘밤 너무 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