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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네시와다섯시

시어머니의 두통

보름전부터 우리 시모가 두통을 호소했다. 두통과함께 가슴과 등의 통증도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프시다고 하신다.
처음엔 늘 그러시는 종류의 두통이겠거니하고 타이레놀이나 바랄긴을 드시라고하였다.
그런데 차도가 없으면서 약을 드셔도 점점 더심해지시는거였다. 밤이고 낮이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시다고 곧 돌아가실것처럼 위태위태하여 보이셨다.아무래도 신경성일듯해서 요즘 무슨 신경쓰실일이 있으신거냐고 물어도 그런것 없으신단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봐선 울어머님 머리 아프실때는 곡 신경쓰실일이 있었던 경우였거든......
자구 물어도 그런일 없다시니....
개학이 낼모래인네 아무래도 개학전에 마무릴지어야할것 같다면서 신랑이 아주대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의뢰서가 없어 안된다는 전화가와서 급히 동네 내과엘 가서 의뢰서를 써달라니까 1년전에 와놓고 써달라는게 어디있냐고 하시더니 곧 써주시긴했다. 1년전에 심장질환과 고혈압으로 진찰받은적이 있었다는 사실만....
몇가지 검사후 9월1일에 초음파 및 핵기능검사라나를 예약하고 처방전도 없이 집에 오셨다.그래서 동네 내과엘 가서 약을 처방받고 그리고 다음날도 여전히 머리가 아파서 어제 그 내과엘 또 가고, 약을 드셔도 소용이 없다며 그 다음날은 또가서 다른 약을 처방해달라니 의사가 안된다고 그냥 그 약을 계속드시던가 입원을 하시라고 하신다.
어떻든 약을 드시고 심장아프신건 나았는데 머리가 계속 아프시다나? 예전에 다니시던 신경외과엘 가서 다시 약을 처방받아 드시는것 같다. 저녁 설겆이를 하면서 내가 어머니 뭔가 틀림없이 신경쓰시는 일이 있으닛ㄴ데 말씀을 안하시니 머리가 안나으시는거예요. 저나 애비한테 하시기 곤란하면 한번 기도를 해보세요. 무슨 형식이있는게 아니라 그냥 맘속에 있는걸 하나님한테 소리내서 다말하면 그게 기도예요.아무도 안듣는데서 하시고 싶은 예기를 하나님이 다들어주신다고 생각하고 몽탕 털어놓으면 그게 기도예요. 속이 후련해지시고 맘속에 웅어리가 풀리면서 머리아픈게 사라질거예요 했다.
그러자 하시는 말, 사실 할 예기가 있는데 너한테 말하면 애비한테 말할것 같아 못한다.
애비가 알면 안되요?
응, 그럼 고모한테 하세요. 어머니 딸이니까 아들이나 며느리한테 못해도 딸한테는 하실수 있잖아요.
안된다. 딸도 안되.
난 눈치 한번 빠르거든, 얼른 아버님 일때문이지요?
아버님 이북에있는 부인과 자식때문예요? 시골 재산때문이예요?
아니다. 그건 다끝났어.
음... 그럼 한가지 ....아버님이 바람피셧군요. 맞지요? 그거 아님 없어요.어머니 아무말씀 안하신다. 난 내쳐 말한다.
여자문제때문이지요?
아니 뭐, 요새는 바람 안피지....
내가 얼른 선수치길, 저 사실 아버님 바람피는것 결혼하고 바로 알앗어요. 사실 어머님한테 말할까말까가 망성리다가 말았지만요. 요새는 안그러시잖아요.
아니, 너 알고있었니?
뭐, 옛날에 우연히 본의아니게 엿듣게된게 있어서....
사실은 말이다. 네가 이미 알고있었다길래말하는데...... 하면서 한 세시간가량 아버님의 십수년간의바람의 역사에 대해 예길하시는데 바로 두통과 가슴아픔의 원인이 된 것은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된 때문이었는데( 물론 30여년전에 있었던일) 아직까지 아니라고 알고있었던 일이 사실이었다고 밝혀진때문이었다. 많은 여자와의 바람은 용서가되도 그여자만은 아니었길 어머님이 믿엇던거였는데 그 여자도 아버님 바람의 상대였던 것이 어머님에게 쇼크였던것이다.
그걸 알고나서부터 머리가 아프길 시작했다고하신다.
어머니 이젠 후련하시죠? 머리 안아프실거예요.그리고 아버님 용서하길 싫으시면 하시지마세요. 사시다가 용서가 되면 하시구 지금 억지론하시지 마세요. 그리고 그냥 어버님을 무시하고 편하게 지내세요.
그냥 나랑 관게없는사람이다라고 생각하시다보면 어저면 편해지실거예요. 그러다보면 용서하실 맘도 생길거구....
난 절대 용서못해, 절대로.... 난 죽으면 화장해서 뿌려줘. 옆에 같이 묻히면 내 혼도 편치않아 괴로울거야. 죽어서도 귀신한테 시달리기 싫어.
녜 소원대로 해드릴께요( 그래야 어머니 맘을 달랠수 있으니까). 맘 바뀌시면 다시 말씀하세요.
난 절대 안바뀐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 어머니의 두통은 완전히 사라지셨다.
애, 아버지가 용서해달래서 안해줄려니까 너무 불쌍해서 용서하기로 했다.
참 잘하셨어요. 마음이 홀가분하시지요?
용서하고나니 두통이 없어졌어. 이번에 네 덕이 참 크다.
그럼 이젠 합장해드려도 되지요?
안된다. 내가 불쌍해서 용서는 했지만 내가 받은 고통을 잊을수가 없어서 절대 옆에 묻힐수는 없어. 네 그러세요.
그리고 울 시어머니 9월 1일 47만원 내신 검사예약비 아까워 안가신다 환불해오라하시고 버티시지만 사실을 알 리없는 신랑이 모시고 가서 검사를 받게 하셨다. 물론 결과는 아무 이상없음이다.
불쌍한 시어머니는 우리나라 여자들의 일생이다.
난 그 정도로 아버님이 바람을 피운것은 몰랐다.
어머니는 그러신다. 너는 알고있었다고 말해서 네게 말한거니 내가 죽을때까지 입다물고 있어라.
애들이 알면 네 아버질 사람취급도 안할거다.
내가 애들때문에 이혼을 못했다. 하신다.
애들은 아무도 몰라. 어쩌다 네가 알게되었다만.....
난 사실 아버님이 바람을 피우시나보다라는 짐작만가지고 넘겨짚었는데 어머님이 사실대로 예길하셔서 너무 놀랐다. 어떻든 그리해서 시어머니의 무시무시한두통은 사라졌다.
그리고 나니 조금 염려가 없는게 아니다. 부전자전이라는데 우리 신랑도 기회가 생기면 바람을 필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할것 같다.
나 너무 맘 놓고 사는것 아닌가 몰라, 내 자신을 돌아보고 긴장하고 내 몸을 돌보아야할것같다.
아버님 바람이 뭐 어머니가 몸이 부실해서엿다나???
어휴, 나도 머리 아파질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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